확신과 맹신: 검증된 믿음이 결과로 이어지는 방식
성공의 과정에는 믿음이 필요하다. 아직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주변의 말이 엇갈릴 때도 있으며, 자신이 세운 방향을 계속 지켜야 하는 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때 믿음은 우리를 앞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그러나 모든 믿음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믿음은 실행을 단단하게 만들고, 어떤 믿음은 현실을 보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확신(確信)은 충분히 살피고 검토한 뒤에 생기는 단단한 믿음에 가깝다. 그것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질문과 확인을 지나며 조금씩 무게를 얻은 판단이다. 반면 맹신(盲信)은 보아야 할 것을 보지 않으려는 믿음이다. 두려움이나 욕망 때문에 사실을 외면하고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닫아 버리는 상태다. 확신은 현실을 더 분명히 바라보게 하지만 맹신은 현실을 흐리게 만든다.
말의 의미 안에도 이 차이는 담겨 있다. 확신(確信)의 확(確)은 단단하고 분명한 상태를 뜻하고 신(信)은 믿음을 뜻한다. 확신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지만 그 단단함은 검토와 경험, 사유를 통과하며 만들어진다. 맹신(盲信)의 맹(盲)은 눈이 멀었다는 뜻을 품고 있다. 믿음은 있지만 바라봄이 부족한 상태다. 같은 믿음이라도 하나는 눈을 뜨게 하고, 다른 하나는 눈을 감게 한다.
철학적으로 확신은 의심을 통과한 믿음과 닿아 있다. 데카르트가 말한 방법적 회의는 모든 것을 부정하기 위한 태도가 아니라 더 분명한 앎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었다. 의심하고 다시 묻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도 남는 믿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확신은 그렇게 질문을 견뎌 낸 믿음이다.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단단해진다.
맹신은 그 반대의 흐름에 가깝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말한 우상의 문제처럼 사람은 때때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 선입견, 집단의 분위기, 개인의 욕망이 겹치면 사실보다 감정이 앞설 수 있다. 맹신은 강한 믿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검증을 견디지 못하는 마음일 수 있다. 그래서 맹신은 실행을 돕기보다 판단을 좁게 만든다.
성공의 과정에서 확신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어떤 일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끝없이 의심하기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그러나 확신은 아무 근거 없이 스스로를 설득하는 일이 아니다. 지금 가진 정보는 충분한지, 다른 가능성은 살펴보았는지, 예상되는 위험은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확신은 실행을 멈추게 하는 생각이 아니라 실행을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생각이다.
맹신은 실행을 빠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오래 지탱해 주지는 못한다. 자신이 믿는 방향만 옳다고 여기면 작은 신호를 놓치기 쉽다. 수정해야 할 때 수정하지 못하고 멈춰 살펴야 할 때 더 밀어붙이게 된다. 성공은 마음속 가능성을 현실의 형태로 바꾸어 가는 실행의 과정이다. 그 과정에는 믿음도 필요하지만 믿음을 계속 현실에 비추어 보는 태도도 함께 필요하다.
일의 세계에서도 이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확신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방향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자료와 피드백이 나타나면 자신의 판단을 다시 살핀다. 믿음이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현실을 보기 때문에 고집으로 굳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맹신에 가까운 사람은 비판을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불편한 사실을 외면하기 쉽다. 믿음을 지키려다 오히려 결과를 잃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검증은 믿음을 약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검증을 통과한 믿음은 더 오래간다. 준비되지 않은 믿음은 작은 흔들림에도 불안해지지만 살펴보고 확인한 믿음은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다시 기준을 찾을 수 있다. 확신은 완벽한 예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생겼을 때 대응할 수 있다는 내면의 정리에서 오기도 한다.
확신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에 더 정확히 보려 하고, 더 자세히 듣고, 더 성실하게 수정한다. 이것은 소심함이 아니라 실행을 지키기 위한 지혜다. 맹신은 틀릴 가능성을 지우려 하지만 확신은 틀릴 가능성까지 포함한 채 더 나은 선택을 준비한다. 그래서 확신은 현실을 넓히고 맹신은 현실을 좁힌다.
성공의 자기암시 역시 확신의 방향을 따라야 한다. “나는 충분히 살피고 차분히 선택한다.” “나는 믿음을 현실에 비추어 보며 더 단단하게 만든다.” “나는 나의 가능성을 검증된 실행으로 옮겨 간다.” 이런 말은 자신을 무조건 믿으라고 다그치는 말이 아니다. 내면의 믿음이 현실과 만나도록 돕고, 오늘의 행동을 더 분명한 기준 위에 세우게 하는 자기암시다.
성공은 눈을 감은 믿음에서 가까워지지 않는다. 성공은 자신이 믿는 가능성을 끝까지 바라보되 그 가능성이 현실 안에서 어떤 형태를 얻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는 사람에게 조금씩 가까워진다. 확신은 실행의 중심을 세우고 맹신은 실행의 방향을 흐리게 만든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강하게 믿는가보다 그 믿음이 현실을 얼마나 정확히 바라보고 있는가인지도 모른다. © 꾸에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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