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탐욕: 삶을 풍요롭게 하는 마음의 방향


사람은 무언가를 바라며 살아간다. 더 나은 삶을 바라고, 더 깊은 관계를 바라고, 지금보다 조금 더 넓은 가능성을 꿈꾼다. 바라는 마음이 없다면 삶은 쉽게 멈추고, 마음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바람이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어떤 바람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어떤 바람은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다. 욕망과 탐욕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욕망(欲望)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소중한 것을 향해 움직이는 마음이다. 더 나은 삶을 만들고 싶고,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고 싶고, 삶 안에 의미 있는 것을 더하고 싶은 자연스러운 갈망이다. 반면 탐욕(貪慾)은 이미 가진 것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 채 더 많이 움켜쥐려는 마음에 가깝다. 욕망이 삶을 넓히려는 마음이라면, 탐욕은 부족함에 붙잡혀 더 많이 가져야만 안심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욕망은 생명력과 닿아 있다. 우리는 바라는 것이 있을 때 움직인다. 배우고, 만나고, 만들고, 다시 시도한다. 건강한 욕망은 삶을 앞으로 흐르게 하고 자신의 안에 있는 가능성을 밖으로 꺼내게 한다. 그것은 단순히 더 많이 소유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자신과 삶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확장하려는 에너지에 가깝다.

탐욕은 욕망과 닮아 보이지만 그 안의 결이 다르다. 탐욕은 충분함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하나를 얻어도 곧 다른 하나가 부족해 보이고 이미 가진 것도 지키지 못할까 불안해진다. 그래서 탐욕은 마음을 넓히기보다 좁게 만든다. 더 많이 가지려 할수록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잃을 것만 더 크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철학적으로 욕망은 스피노자가 말한 코나투스와 연결된다. 코나투스는 자기 존재를 유지하고 확장하려는 힘이다. 살아 있는 것은 자신을 보존하고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욕망은 삶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다. 자신이 가진 힘을 펼치고, 삶을 더 깊게 느끼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은 우리 안의 생명력과도 닮아 있다.

탐욕은 불교에서 말하는 탐(貪)의 감각과 닿아 있다. 탐은 대상을 붙잡으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라 믿지만 붙잡을수록 더 갈증이 깊어지는 마음이다. 무언가를 얻었는데도 만족이 오래 머물지 않고 더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이어질 때 마음은 쉽게 지친다. 탐욕은 소유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쉬지 못하는 상태에 더 가까울 수 있다.

말의 의미 안에도 두 단어의 차이는 담겨 있다. 욕망(欲望)의 욕(欲)은 무엇인가를 바라는 마음을 뜻하고, 망(望)은 멀리 바라본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욕망은 자신이 향하고 싶은 곳을 바라보게 하는 마음이다. 탐욕(貪慾)의 탐(貪)은 지나치게 탐하고 움켜쥐려는 뜻을 담고 있다. 하나는 삶을 향해 바라보는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눈앞의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조급한 마음에 가깝다.

행복한 삶에는 욕망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이 늘 평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더 배우고 싶고 더 사랑하고 싶고 더 나은 삶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우리를 살아 있게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욕망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가이다. 자신과 타인을 함께 살리는 방향인지, 아니면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계속 움켜쥐는 방향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욕망이 풍요와 만날 때 삶은 넓어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면서도 이미 가진 것의 가치를 잊지 않는 마음, 더 나아가고 싶어 하면서도 지금의 삶을 모두 부정하지 않는 마음, 자신의 성장을 바라면서도 다른 사람의 몫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 마음 안에서 욕망은 건강하게 자란다. 풍요로운 욕망은 더 많이 갖는 데만 머물지 않고, 더 좋은 것을 만들고 나누는 방향으로 흐른다.

탐욕은 결핍과 가까이 있다. 마음이 부족함에 오래 머물수록 사람은 더 많이 가져야만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결핍에서 출발한 갈망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얻어도 다시 부족하고 채워도 다시 비어 보인다. 탐욕은 바깥의 양이 아니라 안쪽의 불안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탐욕을 다루는 일은 욕망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마음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조용히 바라보는 일일 수 있다.

관계에서도 욕망과 탐욕은 다르게 드러난다. 건강한 욕망은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한다. 서로를 더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고, 삶의 기쁨을 나누려는 마음이다. 탐욕은 관계 안에서도 더 많이 받으려 하고 더 많이 확인받으려 하며 상대를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대상으로 만들기 쉽다. 풍요로운 관계는 서로를 움켜쥐는 데서보다 서로가 더 넓어질 수 있도록 돕는 데서 깊어진다.

행복의 자기암시 역시 욕망의 방향을 따라야 한다. “나는 내 안의 바람을 건강한 방향으로 키워 간다.” “나는 이미 가진 것의 가치를 느끼며 더 좋은 삶을 향해 움직인다.” “나의 욕망은 나와 타인의 삶을 함께 풍요롭게 하는 힘이 된다.” 이런 말은 욕망을 억누르기 위한 말이 아니다. 조급함으로 흐르던 마음을 돌려, 더 충만하고 넓은 방향으로 갈망을 다듬게 하는 자기암시다.

행복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상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바람을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키워 갈 때 마음은 더 생생해진다. 욕망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탐욕은 우리를 부족함에 묶어 둘 수 있다. 어쩌면 풍요로운 삶은 바라는 마음을 없애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어디를 향해 흐르고 있는지 조용히 살피는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 꾸에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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