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실패의 결과물이다 - 실패와 성공의 비밀
인간관계와 비즈니스의 모든 계약은 '약속'에서 시작되어 '책임'에서 완성된다. 우리는 흔히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을 책임감 있다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해 약속(約束)과 책임(責任)은 그 궤적과 무게가 다르다. 약속이 미래의 특정 시점에 무언가를 하겠다는 '선언'이자 상호 간의 '합의'라면, 책임은 그 약속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과 결과를 기꺼이 감당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약속은 입술에서 태어나지만 책임은 어깨에서 자라난다. 비즈니스에서 수많은 약속이 난무함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신뢰 관계가 드문 이유는 약속의 화려함에 매몰되어 책임의 고통을 외면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철학적으로 볼 때 약속은 인간을 '예측 가능한 존재'로 만드는 사회적 장치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인간을 "약속할 수 있는 동물"로 정의하며, 이것이 인간이 지닌 고유한 능력이라고 보았다. 약속을 한다는 것은 망각이라는 본능을 이겨내고 미래의 자신을 현재의 의지에 귀속시키는 고도의 정신 작용이다.
반면, 책임은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관점에서 '자유의 대가'다. 내가 선택하고 약속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응답(Response)할 수 있는 능력(Ability), 즉 리스폰서빌리티(Responsibility)를 갖추는 것이 책임의 본질이다. 약속이 타인과의 연결고리라면 책임은 그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던지는 실존적 결단이다.
성공적인 세일즈와 리더십의 현장에서 약속은 문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하지만 그 방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것은 책임의 영역이다. 약속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지만 책임은 '어떻게 끝맺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유능한 리더는 달성하기 쉬운 약속만을 남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약속의 무게를 알기에 신중히 말을 아끼되, 일단 뱉은 말에 대해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끝까지 그 결과를 사수한다. 책임이란 단순히 일이 잘 풀릴 때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어긋날 때 그 실패의 비용을 스스로 지불하는 고독한 성숙함을 의미한다.
언어적 관점에서 '약속'의 묶을 약(約)과 묶을 속(束)은 서로를 단단히 동여매는 결속을 뜻한다. 이는 두 존재 사이의 계약적 관계를 강조한다. 그러나 '책임'의 꾸짖을 책(責)은 본래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책임은 자신이 진 빚을 청산하듯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를 치르는 행위다.
약속이 관계의 '입구'라면 책임은 관계의 '출구'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입구는 누구나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지만, 출구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다수의 실패는 약속을 어겨서가 아니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조직 내에서의 갈등 또한 약속과 책임의 불균형에서 기인한다.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하지만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환경'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순간 책임은 소멸한다. 책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몫을 찾아내는 태도다. 약속은 타인과의 신용을 쌓는 첫 단추지만 책임은 자기 자신에 대한 긍지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진정한 성공은 얼마나 많은 약속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은 약속을 하더라도 그것을 얼마나 완전한 책임으로 매듭짓느냐에 달려 있다.
리더십과 비즈니스의 품격은 책임의 밀도에서 결정된다. 약속은 희망을 주지만 책임은 안심을 준다. 우리는 약속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책임지는 사람에게 인생을 맡긴다. 당신이 안다고 생각했던 이 두 단어의 간극을 메우는 과정이 바로 평범한 직업인에서 위대한 리더로 거듭나는 여정이다. 약속의 가벼움에 휘둘리지 않고 책임의 무게를 즐길 줄 아는 자만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단단한 성공의 자산인 '신뢰'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 꾸에 일기장